분명 아침 시작할때의 마음은
급하지 않게, 잠잠하게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였는데
막상 삶의 현장에서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 그것도 많~이.
아침에 일곡산을 향하여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저쪽에서 신호등 녹색불이 켜진거다.
순간 천천히 밟던 패달을 최고속으로 달려서 치달아가는데
인도에 주차한 한 차의 운전석 문이 거의 빗사이의 간극을 두고 열린 것이다.
내가 조금 늦게갔거나 그분이 조금만 일찍 문을 열었더라면
완전 스파크가 일어나고 중형사고(?)가 날뻔한 상황!
그 와중에도 녹색불을 통과하려고 패달은 밟으면서 뒤를 쳐다봤다~
아니 이 사람이? 하는 화난 마음보로.
그 분은 미안하다는 제스쳐를 보내셨고.
신호등을 건너 가면서
아 내가 말로는 분명 주님과 함께 급하지 않는 삶 살고싶다 하지만
삶에서는 늘 이런 식이니까 주님께서 싸인을 주시는 구나 싶어 감사했다.
언제부터 이렇게 신호등에 민감했을까?
대학시절 현미와 난 유스퀘어 뒤쪽 서부 소방서 옆 아파트에 살았다.
거기서 전대까지 현미를 자전거뒤에 태우고 갔다.
일신방직을 지나
중흥동 부근에서 전대정문까지 일직선 도로가 나오는데
신호등 떨어지는 것을 계산하며 페달을 밟아갔다.
중간에 멈춰버리면 현미가 뒤에 있는 통에
다시 출발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난 55키로, 현미는 52키로.
어딘가 내 오른발을 걸칠 지지대를 찾아서 출발해야하는데
도로 중간이라 그런 건 없고
멈춘 상태에서 자전거를 굴려서 출발하는 것은 참참참이었다.
그때부터 쌓아온 내공이라 녹색불만 켜지면 내 몸이 반응을 한 것 같다.
암튼 오늘 주신 싸인을 통해 좀 늦더라도 천천히 가야지 하는 마음이 많았음에도
일곡산에서 내려와 생협을 거쳐 비타민 슈퍼에서 김치를 사고 계산을 했더니
또 녹색불이 보인 건다.
다시 불이나케 발동을 걸어 자전거를 타고 가려는데
생협 물건을 담은 봉다리가 자전거 핸들에 걸려서 안 빠지는 거다.
그래서 아 천천히, 천천히, 급하지 않게 가자.
기다리자~ 기다리게~
현미도 없는데 뭐가 급하다고 그런가~~
진짜 주님 은혜로 오늘 살아돌아와서 예지랑 둘이 맛나게 점심을 먹었다.
꽃게탕과 목살에.
아이고 뭔놈의 성질머리가 이리 급한지
더더더더 마음판에 새기고
주님과 함께 천천히 급하지 않게 잠잠한 삶을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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