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과 처형, 예지 예솔과 함께 꼬다리찜 점심을 먹은 후 이디야에서 차를 한잔 마시는데 장모님께서 나중 내 몸이 안 좋아지거든 나를 시설에 버리지 마라는 말씀을 하신다. 언젠가 처남한테 말했더니 바로 시설에 가야지 했다는 것이 내내 서운했고 그래서 시설엔 정말 가기싫다는 완곡한 표현을 하신 것이다. 그 마음 안다. 죽더라도 내 집에서 살다 가고 싶지 근근히 연명치료하며 살고싶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얼른 천국가야지 하시면서도 또 한 마음에선 시설에 가면 1주일도 못살고 죽겄대 하신다. 두 마음이 다 있으신 것이다. 잘 늙고 싶다.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건강하게 주님 안에서 잘 살아야제.
식사하시자고 모시러 갔을 때 오늘 스케줄 어떠냐고, 영락공원에 가고 싶다 하셨다. 그래서 차 마신 후 영락공원에 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신다. 사람꼴도 못 보고 며칠동안 전화 한통화도 못 받다가 이렇게라도 만나서 얘기하심이 좋으신 것이다. 주일 광고때 성탄절 예배 없다는 말을 듣고 그럼 성탄절 점심을 장모님과 식사했으면 좋겠다 싶어 월요일에 처형께 톡을 보냈고 오늘 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점심 약속 시간이 되어서 출발해야하는데 예솔이 배 상태가 안 좋아 화장실을 다녀온 후 씻느라 약속시간인 12:10에 못 만날 것 같았다. 그래서 애들과 같이 가려는 원함을 내리고 예지에게 통화해서 먼저 갈테니 예솔이와 같이 수완지구 식사 장소로 오라 하고 출발했다. 오전에 만났던 느낌을 만나면서 생각바꾸기를 한 것이다. 차를 몰고 가면서도 정체가 되어 이러다 늦겠다, 늦으면 뭐가 걱정되나? 장모님의 짜증, 미리 가서 기다리는 것이 좋지, 어른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 아 좀 늦더라도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관계가 되면 좋겠다 등등의 불편한 마음들이 떴지만 그 생각을 밀어내고 좀 늦지, 짜증내시거든 받고 상황 말씀드리면 되지, 아니야 주님께 기도하자 하고 장모님이 조금 늦게 나오시게 해 주세요 하고 달리다 횡단보도 신호등이 바뀌려는 찰나에 가려다가 멈췄다. 어제 담양 병원갈 때 아픈 경험을 했기에 이젠 멈춘 것 같다. 시계를 보니 12:09분 아이고 이런 늦었네, 아버지 도와주세요 하고 씽 달려서 얼른 주차를 하고 내린 후 교회 입구쪽으로 가는데 장모님이 나오셨다. 기가막히게 인도하심이다. 평소에 더 내 마음을 보고 느끼면서 생각바꾸기를 자유롭게 하며 살아야겠다 싶었다.
영락공원에 도착해서 장인어른 납골에 간 후 현미 납골에 갔다. 장모님께서 현미 어딨냐고? 현미 독사진이 아니라 가족 사진을 붙여놔서 잘 안 보인다 하셔서 현미 여기있어요 하는데 눈물이 핑 맺힌다. 여기 있는 납골은 사실 의미가 없고 이미 영은 주님 나라에 있기에 무덤덤했었는데 막상 현미 사진을 만지자니 그 해맑게 웃는 모습이 보고 싶고 그리워서 눈물이 나온다. 장인 어른이나 현미는 진짜 좋을 것이다. 남아있는 이가 힘든 것이제. 내 마음 이렇게 잘 보면서 주님과 함께 하는 천국의 삶으로 살아가서 건강하게 진짜 건강하게 살다 주님 품에 안기고 싶다.
아버지여 장모님도 저도 그렇게 건강하게 피해주지 않고 살아가다 주님 품에 안기게 하소서. 아멘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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