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랜드 피아노

마음 아저씨 2020. 7. 21. 19:25

장치료 받으려고 집에 왔더니 성희 자매가 예솔이 음반 발매 기념 비빔 국수를 보내줘서 맛나게 먹었다. 

대전 계룡대 군종 면접오고 온 예솔인 피곤해서 자려고 누운 상태라 지금 먹을 수 없으니 성희 이모에게 영상으로라도 메시지 전하라 했더니 너무나 해맑게 축하말을 하면서 국수를 건네줬단다. 그렇게 해맑게 살아가서 성희 자매가 꿈꾸는 신세계의 삶 살아간다면 넘 좋겠다.

저녁 식사 후 잠깐 걷고 왔더니 예지와 드로가 그랜드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현미 살아있었더라면 함박 웃으면서 이거 저거 레슨해줬겠다 싶으면서 그랜드 피아노를 샀던 때가 떠올랐다. 

 

첫번째 그랜드 피아노는 결혼하고 2년째인 17평 아파트에 살면서 서울 친구 미경이에게 부탁해서 영창피아노를 구입했었다. 그 피아노로 집에서 입시 레슨 많이 했었고 광주 대주 아파트에서도 생명 피아노 학원할 때도 함께 했었다. 하지만 난 현미가 원하는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를 사주고 싶었다. 

40대 초반이나 중반정도 되었을까? 현미에게 내가 명퇴하거든 그랜드 피아노 멋진거 사주께~~ 그랬더니 빙그레 웃는다. 장성에서 이사 나와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다 몸이 안 좋아 피아노 학원을 처분할 때 여유자금이 나오길래 그 돈으로 그랜드 피아노 사자 하고 둘이 KTX 타고 서울 인사동 근처 악기점에 가서 여기 저기 돌아보았다. 이것 저것 소개해준 피아노를 쳐보고 가격도 물어보면서 가격도, 소리도 괜찮은 야마하 사일런트 그랜드를 선택했다. 이쁘더라! 그리고나서 인사동 2층 카페에 가서 가래떡에 대추차였나 맛나게 먹고 머플러도 둘이 하나씩 사서 기분좋게 내려왔었다. 생각해보니 그때 그랜드 피아노 사자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지 모른다. 만약 명퇴까지 기다렸다면 너무너무 사주고 싶었던 그랜드 피아노 하나 못 사주고 우리 각시 떠나버렸을테니 그렇다면 얼마나 가슴아프고 허망했을까! 이렇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린데 실제로 그랬더라면 너무너무 후회하고 자책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은혜를 베푸사 그렇게라도 우리 현미에게 그랜드 피아노를 갖고 집에서 자유롭게 치게 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 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