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다운 눈이 온 날
정말 오랫만에 눈다운 눈이 소복이 온다.
아이들은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면서 하하호호하며 신이났다. 동심은 저렇게 추운줄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즐기는데 난 산책하기 위해 우산을 쓰고 나갔다. 눈오는 것 자체로 즐거워하기보다는 너무 현실적이구나 싶어 아쉽기도 하다.
장모님과 방학때 제대로 식사를 못했고 지난주 토요일이나 오늘 즈음 장모님 친정인 군산에 같이 다녀오려 했는데 코로나 여파로 인해 가질 못해서 눈은 오지만 전화를 드리고 탕수육과 김밥, 오뎅국을 포장하여 장모님댁으로 가서 맛나게 먹었다. 혼자하는 식사는 맛이 없는데 오늘은 같이 먹으니까 자네가 수고했지만 나는 좋다라고 반듯하게 말씀해주시니 다음에 또 준비를 해서 가거나 나와서 식사를 해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과 내일은 방학이라 집에 있고 수, 목, 금은 새학기 준비기간으로 학교에 나가는데 눈오느날 학교 가지 않고 이렇게 눈내리는 광경을 보면서 누릴 수 있음도 감사하다.
장모님댁으로 가는 도중 너무 짧은 구간인데 신호등이 또 걸리니까 아마 너무하네 하고 투정을 부리려는데 버스승강장에서 눈이 오는 것을 피해가며 기다리시는 분들을 보는 순간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너무 감사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구나 싶어 회개가 되었다. 감사가 감사인지도 모르고 산다는 것은 얼마나 반하나님적인 삶인가 싶고 죄송했다. 오하라 라는 시각장애인 가수는 단 한번이라도 눈을 떠서 볼 수 있다면 자기 자신을 보고 싶다, 이것은 기적이라 말씀하셨는데 난 날마나 그에게 기적과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도 감사하지 못함은 도대체 언제 감사하려고 이러나 싶어 나 자신에게 불만이 올라왔지만 모아니면 도로 가지 아니하고 깨닫게 하심도 감사하기에 범사에 감사하는 자 되길 소망해본다. 아멘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