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힘들게 한 부족
영광 겸임수업 가는 길에 운전이 힘들것 같아 아들에게 운전부탁을 하고 이런 저런 얘기나누며 잘 가고 있었다. 그러다 저기 코너 돌면 경찰이 가끔 있다라고 말을 했다. 속도를 줄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런데 대체나 경찰이 속도위반측정을 하고 있는데 아들은 쉭 몰고 가길래 아 있다, 줄여라 줄여! 근데 이 말을 너무 늦게 해 버렸네. 아 딱지 끊겼구나 아깝다 하고 좀 줄여주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아이고 내가 정확하게 말했어야했는데 나와 아들은 다른데 자기표현이 부족했구나 반성을 하며 수업하러 들어갔다. 수업후 전화해보니 가까운 곳에 있단다. 그런데 아들 표정이 어둡다. 무슨일 있나? 아까 건 때문에 힘들었을까? 이런 저런 얘기를 해보는데 피곤하고 지친모습이다. 잠이 온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아 아까 그건이구나. 지금 말을 하면 쉽게 내 부족이라고 깊은 인식을 가지고 인정을 못할 것 같아서 내 마음을 살피다가 그렇지! 내가 하나님으로 가득차서 나도살고 우리 아이들도 살리고 싶다 했지! 지금이 그 순간이다. 내 부족을 보고 인정하면서 천국을 풀어야지 하고 아까 아빠가 정확하게 말해주지 않아서 힘들었지? 했더니 아무 말 안하고 있다가 한참 있다가 옆에 있는 내가 무안하게 큰 소리로 말하니까 힘들었다고. 나같았으면 딱지가 끊긴다 해도 옆사람 생각해서 그런 말 안하고 넘어갈 것 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를 보면 너무 솔직하게 사람들에게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불안하다고. 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수도 있고 안좋은 평가도 할 수 있을텐데 걱정이 들었다고. 아까 딱지 끊긴 상황에서도 아빤 편하게 말을 했겠지만 그것이 내겐 힘듦이었다고. 그 말을 듣고 아이고 그랬구나! 나만 생각했다~ 미안하다. 운전하는 아이인지라 경찰이 있다 하면 속도를 줄일 줄 알았다, 내 자기표현이 부족했다. 미안해!
아이를 알아야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딱지 뜨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내가 돈에 민감했던 것이다.
대화 말미에 나도 처음부터 이렇게 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했다. 엄마 만나고 나서 말이 트인 것이다. 난 네가 말한 것 마음에 담아두고 연습할테니 아들 너는 표현하는 연습해봐라! 했다. 자신은 아빠와 달리 주변에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더 우울한 생각이 들었다 하기에.
정말 나는 내 속 이야기를 못하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막역한 사이 아니면 편하게 대화를 잘 못한다. 주로 듣다가 마음의 대화가 되겠다 싶으면 이야기를 하지만 내가 볼 때 해도 되고 안되는 얘기다 싶으면 듣고 있던지 상황이 된다면 그 자리를 뜬다. 내 나이 마흔살 즈음 교회에서 직면모임을 했다. 자원자에게 그 사람의 부족을 다이렉트로 표현하고 성장해 가는 취지의 모임. 두렵고 떨리기도 했지만 대의 명분인 성장을 위해서 신청하고 들었는데 목사님 왈 수현이를 보면 유리그릇 같아서 언제 깨질지 모를정도로 부실하다 하셨다. 충격이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교장실 들어가서 결제한번 받기도 불편해한 나였다. 우리 아버지가 무서웠기 때문에 남자어른은 무섭다 라는 공식이 들어있어서 그걸 깨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직면을 받고 결제판을 들고 교장실을 들어가려다 다시 서성이고 심호흡하고 그러다 겨우 노크하고 들어가서 작은 목소리로 결제받을 내용 말씀드리고 싸인을 받은 후 큰 시험을 끝낸 기분으로 교장실을 나왔었다. 30대때 교무실에서 전체 교무회의 때 무슨 내용을 말하려고 순서를 기다리면 그리 떨렸었고 작은 목소리로 얼른 말하고 앉았었다. 또 그 당시는 왜그리 애국조회도 많이 하는지 한달에 한번씩 운동장에 모여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 다음 애국가 제창을 하면 앞에 가서 지휘를 하며 애국가를 불러야한다. 할수만 있으면 안하고 싶었다. 그래서 교무부장님께 국기에 대한 경례만 하자고 했다가 안된다 하시면 또 무거운 마음으로 단위에 올라가야했었고. 그러다 직면 후 애국조회가 한다하면 떨리는 내 마음을 느끼면서 국기에 대한 경례하는 음악이 나오면 힘내라, 잘해라는 소리로 내가 스스로 해석하면서 단위에 올라가 애국가 부르는 연습을 했던 것이 떠오른다. 얼마나 사람 눈치보면서 유리그릇처럼 흐물흐물하게 살았던지.
우리 현미 만나 속얘기는 친한 사람 정도는 하게 되었고 현미가 같이 가자하던 리조이스 신앙부장인 지금의 목사님 덕에 직면을 받고 더 성장할 수 있는 연습을 하게 되어 지금은 편하게 대중앞에서나 교무회의때도 표현을 한다.
이젠 아들한테 받은 직면을 바탕으로 자기표현을 분명하게 하고 내 원함이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옆 사람의 입장과마음을 헤아리며 할말, 하지 않을 말을 가려가면서 하고 돈에 메이지 않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가도록 해야겠다. 우리 아들도 자기 표현하는 연습을 잘 해 나가서 참 좋은 자양분이 많은 아들인데 그 좋음이 주변으로 흘러가는 삶 살아가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