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 기일 준비
장성남중에 근무하던 2017년12월 KS병원에 입원하신 장인께선 여전히 호탕하게 웃으시며 실용음악 하는 애들은 미친것들이 하는 음악같다며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있던 예솔이 앞에서 편하게 얘기하셔서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하루에 한번 정도 병원에 들러서 등이랑 어깨 주물러드리다가 장모님 혼자 간호하시는 것이 안되보여서 교감샘께 말씀드리고 아침에 병원 들러서 식사하시는 것 보고 간호하다 조금 늦게 출근하겠다는 허락을 받고 조금이라도 더 간호해드리리라 마음먹었는데 그 다음날 생을 마감하셨다.
12월12일 그날 아침 풍경은 사뭇 달랐다. 그전까지만 해도 등이랑 어깨를 주물러 드리면 아이고 시원하다 고맙다 등등의 말씀을 하시면서 이쪽도 좀 주물러주라 하시던 분이 그날은 성은이가 자신의 통장에 든 금액을 다 장모님께 이체했다는 소식, 더 내가 해줘야 할 것이 있냐 물으시고 다 되었다는 말씀을 들으시더니 이제는 가리라 하는 자세로 돌아서셨다. 등을 주물러 드려도 어떤 반응도 없고 귀찮고 힘들어하신 표정들. 그때 들었던 생각은 이제 내 할바 다 했으니 기저귀차고 젊은 간호사들에게 은근히 받았던 무시와 멸시 등등의 모든 것 내려놓고 저 천국 가리라는 마음이셨던 것 같다. 여러번 집으로 가고 싶다 하셨는데 그래서 나 같았으면 집으로 모시고 하루라도 편하게 주무시다가 가시면 좋았을것 같았지만 집으로 가시는 길에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결국 중환자실에서 생을 마감하셨다. 그래서 난 어떤 연명치료도 하지 않겠다 마음먹었었다. 집에서 자다가 천국가면 가장 좋은데 그러면 장기기증을 할 수 없으니 최소 하루나 이틀만 병원신세지고 장기기증후 가고 싶은 마음이다.
어제 장모님께 안부전화드렸는데 장인어른 기일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물으신다. 어머님은 어떠세요 했더니 장인께서 이날은 가족끼리 모여 간단하게 예배하고 식사했으면 좋겠다 라고 말씀하셨다 하셔서 그럼 그래야지요 했더니 12월12일 6시경에 모여서 자네랑 현숙이네랑 같이 식사하면 어떠냐 하신다. 그래도 집안에 장로가 있어서 좋다면서 예배인도하라고 말씀하시면서. 네 그럼 처형과 얘기하고 시간잡아보께요 하고 끊은 후 처형과 얘기했더니 그날 오전에 성은이가 오기로 했다면서 내가 점심때 오면 좋고 윤서방이 못오면 예배드리기가 힘들다 하셨다. 현미 살아있을 때 여러번 조퇴를 많이해서 곤란하다 했다가 그래도 장모님께서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고 성은이가 와야 장모님이 기뻐하실 것 같아 월요일에 학교가서 조퇴여부를 알아본 후 다시 연락드린다 했다.
점심때 드리던 저녁에 드리던 예배를 위한 예배가 아니라 모든 생사화복을 주님께서 섭리하시는데 그 주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감사하며 하나님의 참 자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가족들, 그리고 장인께서 생존에 주셨던 좋았던 추억을 공유하며 감사기도 드리고 맛나게 식사함으로 장인어른 추도예배를 드릴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