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맨발로 흙길 걷기

마음 아저씨 2019. 10. 15. 10:06

어제 저녁 집에 오니 애들이 미심자매가 주신 국에 맛나게 저녁을 먹고 있었다. 예지가 밥 얼마나 드실거냐면서 밥을 차려줘서 같이 먹은 후 예지는 과외가고 예솔이는 연주회 때 받은 꽃들을 병에 담는 작업을 하러 올라갔고 난 시민의 숲으로 걸으러 나가기 위해 설겆이를 빨리 하려하니까 예지는 과외가야해서 못할 상황이고 그러더니 예솔이한테 올라가서 아빠 테니스엘보 아프니 네가 설겆이 할 수 있냐라고 물어본 후 할 수 있다 한다고 아빠 하지마라고 한다. 고마웠다. 예솔이도 꽃들 병에 담는 작업하고 와서 한단다. 고맙다.

애들마저 없다면 집이 얼마나 더 삭막하고 힘들었을까! 한편에선 나도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애들이 나마저 없다면 애들은 얼마나 더 삭막하고 더더더더 힘들게 지낼까 싶으니 내가 더더 마음 추스리고 주님으로 가득찬 삶, 그래서 좀 여유있고 주님의 평강가운데 주님의 영광가운데 살았으면 참 좋겠다.

맨발로 흙길 걷는 것을 금요일부터 했으니 4번을 했다. 이것 하는 이유는 우선 잠이 더 잘 온 다는 것과 내가 건강관리를 잘 해야 훗날 애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다는 생각에서다. 현미와 조대 병원을 같이 다녔을 때 보면 자식들이 부모의 병수발을 하는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둘다 힘들어 보였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바쁜데 시간 빼서 왔고 부모는 어쩔 수 없으니 자식들에게 기대야 할 형편이었겠구나, 그런데 너무 삭막해 보였다. 문제는 관계였겠지. 그러면서 현미에게 우리 아픈 것을 자식들에게 기대지 말고 자네는 내가 감당하께 하였고 말은 안 했지만 자네가 낫거든 나중에 자네가 나 돌봐주소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현미가 떠나버렸으니 이젠 내가 잘 관리해야지 애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다. 정말 잘 늙고 싶다. 그런데 요즘 내 얼굴 빛을 보노라면 살은 빠진 것 같고 피곤기가 많이 흐르고 생기가 없고 영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 않게 보인다. 그런데 맨발로 흙을 걸으면 혈액순환이 잘 된다 하니 시간도 많고 그래서 밤에 라이트를 켜고서라도 걷고 싶다.

 오늘 아침 날씨가 추워져서 겨울 청바지를 찾으려 여기저기 보는데 현미 옷이 뭉터기로 있는 것을 발견하고선 또 흐르는 눈물을 참기가 어려웠다. 옷 하나, 무엇 하나 하나에도 현미와의 추억이 담겨있는 것이라 금방 금방 울컥해진다. 그래서 출근하는 차 안에서 계속 주기도문, 사도신경을 되뇌이다 죄인식의 지극한 지점과 부터 해서 하나님의 영광까지 내 스스로 되뇌였다. 어서 어서 주님마음으로 가득차고 싶었다. 그래야 살 것 같았다. 주님 임재감이 가득해야 그 힘으로 이 인생 하나님 안에서 살아갈 수 있지 그렇지 않고선 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이 허함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적다 보면 또 울고 코풀고 그러다보면 조금 안정되는 것 같다.

아무튼 힘들면 주님 말씀 되뇌이면서 주님으로 더 더더더 가득차길 소망한다.

아버지여 오늘 하루도 그렇게 선하게 인도하소서. 아멘아멘. 주님께 영광!!!